와인의 전파
기네스북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술독은 BC 5400년경 이란의 북부 자그로스(Zagros)산맥의 유적지에서 발견된 9ℓ들이 항아리이다.
그 항아리들은 집터의 부엌과 거실 벽 근처에서 발견되었는데, 바닥의 찌꺼기가 와인의 잔류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원전 4000년경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유역에는 포도원과 와인 양조장이 발달되었다는 흔적이 여러 군데서 발견되고 있다.
청동기 시대인 이집트 제3왕조(BC 2700년)때에는 현재 이스라엘 서안 가자지구와 나일 삼각주 사이에 물물교환이 활발히 일어났는데 이때 왕립 포도원이 나일강 유역에 건립되었다.
당시 왕의 무덤벽화에는 포도원과 와인 양조법이 새겨 있었다. 왕 묘 의 부장품으로서 와인은 필수품이었다.
이는 왕과 귀족들의 식사 때 고정 메뉴로 와인을 마셨다는 증거다.
대부분 문물의 전파가 전쟁을 통하여 이루어졌는데 와인의 전파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전리품으로 그 지역의 고급 와인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것 은 당연한 일. 즉, 목숨을 건 전쟁의 괴로움을 잊고 승전의 기쁨을 배가시켜줄 수 있는 것 이 바로 와인이었기 때문이다.
와인의 전파는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수많은 전투를 통하여 북부 아프리카와 남부 유럽에 급속도로 이행되었다.
6∼7세기 소아시아와 그리스의 문명이 로마로 전해지고 기원전 2∼3세기부터는 로마의 세력이 강성해지면서 로마 군벌들은 각지에 주둔하며 포도원과 양조장을 건립하였다.
현재 이탈리아에 조성되어 있는 포도원들은 물론이려니와 프랑스의 보르도, 부르고뉴 지방의 포도원들이 로마시대에 조성되었다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로마의 영웅들 중 가장 유명한 줄리어스 시저는 와인의 신봉자였으니 그는 와인을 ‘신이 준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 일컬었다.
아마 로마의 시저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가 백년지기처럼 정을 나눈 것도 와인 덕분이 아닌가 싶다.
시저가 활동했던 기원전 70∼50년경에는 이미 각지에 포도원과 양조장이 건립되고 포도재배기술과 양조기술이 매우 발달되어 있었다.
이탈리아의 나폴리 부근 폼페이 유적은 로마시대의 전성기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 관광 당국과 교황청은 폼페이 유적의 공개를 놓고 오랫동안 줄다리기를 해오다가 최근 대중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당시의 와인 제조와 음주문화가 생생히 전해지고 있다 한다. 이탈리아 여행계획이 있는 분들에게 한번 들르기를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