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술꾼들에게는 신과 통하는 무엇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미 전설 속에 술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술이 생성된 시기는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실상 술은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태곳적 원시림의 과일나무 밑에 조그만 웅덩이가 하나 있었다.

무르익은 과일이 하나 둘 떨어져 이 웅덩이에 쌓이고, 쌓인 광일들이 문드러지면서 웅덩이엔 과즙이 괴었다.

여기에 떨어진 나뭇잎이 덮였다. 그러자 효모가 번식하게 되고 마침내 발효가 일어났다.

효모는 과일 껍질이나 흙과 물, 그리고 공기 중의 어디에나 있는 것.

이 효모에 의해 알코올 발효가 일어나 술이 빚어지게 되었다.

 

주변의 동물들이 마른 목을 축이느라 웅덩이의 물(액체)을 마시게 되었다.

영리한 원숭이들도 우연히 이 액체를 마시고는 황홀감에 도취되었다.

그 맛을 잊지 못한 원숭이들은 나무 밑둥치나 바위의 움푹 파인 곳에 과일을 쌓아서 술을 만들었다.

 

고대그리스 항아리

 

농경시대에 접어들면서는 인류는 곡물을 이용하여 술을 만들게 되었다.

그렇다면 농경시대의 사람들은 곡물을 어떻게 당화(糖化)시켰을까?

 

가장 원시적인 당화법은 입으로 씹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누룩을 만들어 당화하는 방법이 사용되기 이전에는 곡물을 입으로 씹어서 술을 빚는 방법이 널리 이용되었다고도 한다.

이런 원시적인 방법은 최근에도 아프리카, 남양 군도 등의 미개 사회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고대 중국에서도 예쁜 처녀들로 하여금 쌀밥을 씹게 하여 당화시킨 후 술을 빚었다는 이른바 ‘미인주’에 관한 기록이 있다.

마치 어미가 음식을 씹어서 아기에게 먹이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술을 만들기 위해 이런 일도 있었다니 오늘날의 기준으로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과연 미인주는 술꾼들의 악취미의 소산이었을까, 아니면 여성들의 정성의 표시였을까?

도대체 술꾼들은 누구의 후예일까?

진실을 토로하기 위해 신의 힘을 빌어야 했던 바커스의 추종자인가,

아니면 모방하기를 좋아하는 원숭이들의 후예인가?

어쨌거나 그들은 오늘날까지도 황홀한 신성(神性)을 흉내내기 위하여 음주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설들은 술이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고 인간 사이의 벽을 허물어 주기도 하지만,

과용하면 큰 해악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고 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