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냑 – Cognac
프랑스 중서부의 코냑 지방은 로마시대 때부터 인접한 보르도 지방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
보르도 와인이 최상품으로 평가돼 온 데 비해 코냑의 와인은 천대받아 왔기 때문이다.
17세기 유럽이 신대륙을 한창 개척할 무렵 포도주 수요가 급증했다. 누구나 필수품으로 와인을 가져가길 원했기 때문이다.
이때 코냑의 와인은 저급품으로 분류돼 재고가 늘어 갔다.
궁지에 몰린 코냑의 와인 상인들은 증류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 횡재인가.
와인으로서는 저급품이던 코냑산 브랜드가 최상품으로 평가받았다.
코냑의 브랜디는 부드럽고 조화를 이루었으며 향기가 좋았다. 18세기부터 코냑에는 규모가 큰 증류소가 설립돼 오늘날까지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코냑 지방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브랜디 회사는 마르텔과 헤네시다.
마르텔은 1715년 코냑에서 설립돼 8대에 걸쳐 가업이 전승된 회사다. 코냑 브랜디를 세계적인 고급주로 개척한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브랜디 회사로 90년대 들어서는 브랜디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유명 제품으로는 마르텔(Martel)과 코르동 블루(Cordon Blue)가 있다.
루이 14세의 근위병이던 헤네시는 1765년 최초로 유리병을 이용해 제품을 개발한 회사다.
또한 제품의 상표에 코냑이라는 이름을 써서 오늘날 코냑이 브랜디의 대명사로 쓰이게 한 주역이다. 대표 브랜드로는 헤네시 스리스타와 브이에스오피다.
이밖에 레미 마텡, 쿠브와제, 카뮈, 크로아제 등의 유명 메이커가 있다.
아르마냑 – Armagnac
아르마냑은 프랑스 남부 스페인 접경 지역의 피레네 산맥 근처에 있다.
아르마냑 지역의 포도와 코냑 지방의 포도는 품질이 유사해 증류에 알맞다.
단지 아르마냑에서는 반 연속식 증류기를 개발해 1회 증류하는데 비해 코냑에서는 전통적인 2회의 단식 증류를 하고 있다.
코냑과 또 한가지의 현격한 차이는 코냑 브랜디가 화이트 오크나무 통으로 숙성을 하는데 비해 아르마냑 브랜디는 블랙 오크로 숙성한다는 점이다.
이런 차이로 아르마냑 브랜디의 향미는 비교적 가벼우며 신선하다.
아르마냑 브랜디중 유명한 회사는 샤보 카스타뇽 앙니무니에 상페 등이다.
아르마냑은 코냑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협업으로 품질관리를 잘해 오늘날 브랜디 세계에서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