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하여 만든 혼성주를 강화 와인(Fortified Wine)이라 한다.

강화 와인은 와인 고유의 향미와 미네랄을 그대로 함유하고 있으면서 또한 부패하지도 않으므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유명한 강화 와인은 스페인의 셰리, 포르투갈의 포트, 이태리의 베르무트 등이다.

   

셰리(Sherry) 이야기

셰리는 화이트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한 일종의 강화 와인이다.

위스키나 브랜디의 숙성법이 발달(18세기 중엽)되기 전까지는 스페인의 셰리(Sherry)가 애주가들의 총애를 받았다. 미숙성된 위스키나 브랜디는 알코올 도수는 높으나 향과 맛이 거칠었기 때문이다.

  

셰리는 무척 합리적인 방법으로 숙성과 블렌딩이 된다.

셰리 통을 3~4단으로 쌓고 윗단과 아랫단의 통들을 서로 연결하여 맨 아랫단에 있는 오래 숙성된 셰리를 따라 내고 그 만큼의 새 술을 맨 윗단의 통에 보충해 준다. 이렇게 함으로써 셰리가 자동적으로 블렌딩이 되는 것이다.

강화와인-Sherry wine

솔레라(Solera)라고 하는 이 블렌딩 방법으로 인해 같은 양조장에서는 늘 균일한 품질의 셰리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새 술과 숙성된 술이 혼합되는 관계로 생산한 포도원이나 수확 연도(VINTAGE)를 표기할 수는 없다. 사방에서 모인 다양한 포도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셰리는 특이한 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와인의 표면에 막을 형성하는 효모에 의하여 생성된다.

숙성 초기 맨 윗단에서 생성된 향은 밑으로 내려오는 사이에 숙성이 진행되면서 더욱 풍부해지고 맛은 부드러워진다.

  

 

sherry wine 종류셰리는 흔히 세 가지로 나뉘어진다.

피노(Fino)는 신선한 사과 비슷한 향기가 있으나 단맛이 전혀 없어서 식전에 마시기가 좋다.

아몬틸라도(Amontillado)는 피노보다 부드럽고 색이 진하며 약간 단맛을 가지고 있다.

올로로소(Oloroso)는 묵직하고 구수한 맛이 있으며 셰리 중에서는 가장 단 술이다. 올로로소는 주로 식후에 마신다.

 

sherry wine 숙성고

사진출처 : www.sherry.wine

스페인에는 유럽 국가들 중에서 가장 많은 포도원이 있으며 다양한 토질에서 다양한 품종의 포도가 생산된다.

셰리는 이런 다양함을 모두 지니고 있으면서도 통일된 맛과 풍미를 지닌 스페인을 대표하는 술이다.

 

저녁 노을이 붉에 물드는 시간에 연인끼리, 혹은 다정한 친구와 함께 한잔의 셰리를 마시며 스페인 사람들처럼 열정과 낭만을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포트(Port)

11세기 중엽 왕가(王家)들간의 혼인으로 인해 프랑스 영토의 일부가 영국령이 되었는데 이때부터 프랑스의 와인이 영국 및 유럽 전역으로 팔려 나가기 시작했다.

14세기 말에서 15세기 중반까지 영국과 프랑스는 영토의 영유권을 놓고 100년이 넘게 전쟁을 치렀다.

   

결국 이 전쟁에서 영국이 패하였는데 그때는 이미 영국인들의 식단에서 보르도산 레드 와인(Claret)이 단골 메뉴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보르도산 와인을 구할 수 없게 된 영국의 와인 상인들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찾게 되었다.

   

다른 많은 것들이 그랬듯이, 포트 또한 우연한 기회에 발명되었다.

1670년 영국 와인상의 두 아들이 포르투갈의 두로(Duoro) 지역을 방문하여 와인을 구입하였다. 그런데 그들은 긴 항해 끝에 영국에 수입된 와인이 쉬어서 못쓰게 되는 것을 여러 차례 겪었다.

  

  

출처 : www.rolcruise.co.uk

 

그들은 배로 수송하는 동안 와인이 부패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까 하여 와인에 약간의 브랜디를 첨가해 보았다.

그후 영국에 돌아와 보니 와인은 부패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단맛까지도 있는 멋진 술로 변해 있었다. 그 후 포르투갈 와인에는 아예 브랜디를 첨가하고 이를 포트(Port)라 부르게 되었다.

  

두로 강 계곡을 낀 포르투갈 북부 지역의 토양은 자갈과 바위가 많은 척박한 땅이다.

이 지역의 기후는 여름철에는 매우 덥고 겨울은 춥다. 이런 조건에서 자란 포도에서는 아주 독특한 향미의 와인이 생산된다. 수세기 동안 영국 상인들은 이 지역의 와인을 블렌딩하여 포트를 만들어 팔았다.

  

포트는 자연적인 방법으로 만든다.

포도를 으깨어서 발효조에 넣으면 포도의 과피에 들어 있는 효모가 발효된다. 이때 포도당이 완전히 발효되면 와인이 너무 드라이(단맛이 전혀 없는 상태)하므로 당도가 적정 수준으로 내려갔을 때 브랜디를 첨가한다. 그러면 효모의 활동이 중지되어 자연적으로 원하는 수준의 단맛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포트의 최대의 장점은 다양한 블렌딩을 통해 컬러, 향, 맛, 당도 등을 다양하게 갖춘 술을 만드는데 있다.

포르투갈에서는 이 블렌더들을 테이스터(Taster)라고 부른다. 그들은 와인을 잔에 따라서 향기를 맡고, 불에 비추어서 색깔을 측정한다. 결국 포트의 품질은 이들 테이스터들의 오감에 의해 결정되는 셈이다.

  

 

  

포트는 세 가지로 나뉘는데 향과 맛이 무거운 적색의 루비 포트, 약한 호박색의 토니 포트, 그리고 청포도로 만든 화이트 포트가 있다. 특별한 빈티지가 있으면 빈티지 포트를 만들 수도 있다.

빈티지 포트는 20년 정도 숙성된 것이 가장 맛이 좋으며, 최근의 것으로는 1975년 산이 매우 좋은 빈티지 포트로 평가받고 있다. 포트는 단맛이 있으므로 주로 식후의 디저트 와인으로 음용된다.

베르무트(Vermouth)

베르무트는 아페리티프(aperitif: 식전주)로 스페인의 셰리와 함께 널리 애용되는 술이다.

 

셰리는 와인과 브랜디의 조화로 만들어지지만 베르무트에는 각종의 향료 식물이 들어간다. 박하를 비롯한 50~60가지의 향초가 들어가므로 맛과 향이 실로 다양하다.

우리나라에 한약재가 많이 사용되어 왔듯이 서양에서도 향초가 많이 사용되었다. 그리스에는 와인에 향초를 넣은 와인이 많은데 이탈리아의 베르무트의 고향도 역시 그리스이다.

 

 

베르무트의 주산지는 이탈리아의 피에몬테 지방이다. 베르무트는 향료 식물을 주정으로 침출시켜 추출한 다음 와인과 섞어서 만든다. 알콜 도수는 16도(%) 내외이다. 당분이 매우 높고 색깔이 짙은 스위트 타입과 색깔이 옅은 드라이 타입이 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