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탄생

노아의 방주가 기착하여 온갖 생명이 삶을 회복한 것은 아르메니아의 아라 라트산 기슭이었다.

 

그는 세 아들과 함께 포도원을 만들었다. 첫 수확한 포도 중 실한 송이만 골라 정성스레 와인을 담갔다.

대홍수로 태초의 상태가 된 이 땅에 온갖 새 종자가 퍼지듯 가을에 말라 죽어버린 포도덩굴은 이듬해 움이 돋아 달고 향기로운 포도송이를 선사했다.

노아는 포도덩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그것은 부활의 상징이었다.

 

따가운 볕이 내리쬐는 어느 가을날 노아는 신의 은총에 감읍하였다.

항아리에는 와인이 신의 피처럼 검붉게 괴었다. 와인은 신성 그 자체였다. 노아는 그 신비의 액체를 마시고 또 마셨다.

 

 

그리스신화 바커스

제우스의 아들 바쿠스는 와인을 전파하고자 각지를 돌아다녔다. 포도 종자를 전파하고 와인 마시는 법을 가르쳤다.

그는 와인이 익으면 마을에서 축제를 벌여 주신으로 추앙받았다.

와인을 마시면 바쿠스가 그 사람을 찾아와 진실을 말하게 하였다.

 

소위 ‘In Vino Very Tas-술 속에 진실이 있다’는 격언의 탄 생배경이다.

바쿠스는 지금도 와인 병을 들고 천진스럽게 웃고 있다.

 

 

와인은 포도덩굴이 있는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생성된다. 가을에 떨어져 습기와 함께 짓무른 포도송이에 효모가 번식하여 발효가 일어난다.

이 와인은 목마른 동물들에게 주어진 신의 선물이었다.

원시인들은 우연히 마주친 이 횡재를 다시 만들어보려고 무진 애를 썼을 것이다.

물과 달라 잘 썩지 않으며 배탈도 없고 기분을 황홀케 하는 달콤하고 향기로운 이 액체는 신비의 물이었다.

 

 

포도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였다. 노아가 포도원을 가꾼 곳이 아라라트 산이니 우연의 일치일까?

 

포도는 서쪽으로 지중해를 끼고 마케도니아와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와 스페인으로 퍼져 나갔다.

동쪽으로는 바빌론을 거쳐 인도와 중국으로 퍼져 나갔으니 식물학자들의 학설이 신화와 무관하지 않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벽돌에는 와인 양조 기록이 있으니 약 6천5백 년 전의 일이다.

 

고대의 제왕과 귀족들에게는 두 가지 보물이 있었으니 변하지 않는 황금과 신성한 와인이었다.

황금은 겉을 치장하는 데 쓰였으나 삶을 즐겁게 하는 데는 와인이 가장 좋은 물건이었다.

 

더구나 이 와인은 담글 때마다 그 풍미가 달랐으니 더욱 정성을 기울여야 했다. 사람들은 술이 잘 익고 안 익는 것을 신의 조화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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