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수도인 에든버러는 동쪽과 북쪽에 바다와 강을 끼고 있는 항구로 남쪽은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여 풍광이 이를 데 없이 좋은 도시다.
도시의 한복판에는 600년 이상 왕성으로서 난공불락을 자랑하는 에든버러 성이 자리잡고 있다.
이 성은 100m 이상 되는 수직 절벽 위에 지어졌으며 옛날에는 드넓은 해자(성밖으로 둘러 판 못)로 둘러져 있었다.
성 앞에는 로열 마일이라 불리는 거리가 있는데 스코틀랜드 토산품 상점들과 교회 호텔들이 늘어서 성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필자는 3명의 동료들과 스카치위스키를 탐방하기 위해 이 거리를 찾았다.
성에서 내려다본 에든버러는 몽유도원도처럼 환상적으로 펼쳐져 있었다. 멋지게 장식된 중세풍의 건물들과 도시의 반을 차지하는 공원의 푸른 잔디, 숲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스카치위스키 전승관(Scotch Whisky Heritag e Center)은 성의 입구 가까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전승관은 관람객으로 만원을 이루어 우리 일행은 30분가량이나 기다려야 했다.
스코틀랜드 전통복장을 입은 안내 아가씨의 상냥한 안내를 받아 스카치위스키 탐구여행은 시작됐다.
이 전람관은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방에서는 스카치위스키의 역사와 원료 그리고 원액의 제조방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에는 100여 개의 증류공장이 있으며 각 지역에 따라 생산되는 위스키 원액은 독특한 풍미를 갖고 있다.
에든버러와 글래스고 주변의 로우랜드 위스키는 향이 연하며 부드럽고 서부 섬지역의 원액은 피트향이 강하고 맛이 거칠며 하일랜드, 스페이 강 유역의 원액은 향이 풍부하면서도 부드러운 특색을 지니고 있다.
두 번째 방에서는 원액을 블랜딩하여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블랜딩은 어떤 제품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도록 수많은 원액을 조합하는 일이다.
스카치위스키가 세계적 명성을 떨치게 된 것은 블랜더들의 예술적 감각에 기인한 덕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방은 오크통 모양의 모노레일을 타고 스카치위스키 역사를 시대별로 모형화한 동굴을 지나면서 설명을 듣는 곳이었다.
이곳에선 다양한 스카치위스키를 시음해볼 수도 있다. 처음 이곳을 찾은 동료들은 방문 후 소감으로 마치 스카치위스키 전문가가 된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 전승관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며 스카치위스키를 홍보하는 스코틀랜드 인들의 지혜의 산물이었다.
우리 일행은 에든버러 성 아래의 프린세스 가든으로 내려와 잔디에 누워 성과 맑은 4월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스카치위스키의 향내가 스치는가 싶더니 유쾌한 기분은 어느새 구름을 타고 있었다.